1. 서 론
2. 작업 공간 결정을 위한 신뢰 구간(Confidence Interval) 분석
3. 국내 노후 공동구 현장조사
3.1 공동구 별 실측 데이터
3.2 공동구 별 특이사항
4. 현장조사를 통한 작업 공간 분석
4.1 노후 공동구 실측 데이터 비교
4.2 노후 공동구 작업 공간 결정
5. 결 론
1. 서 론
공동구(utility tunnel)는 도시 내 다양한 유틸리티 시설(수도, 전기, 난방, 통신 등)을 복합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구축된 지하 터널이다. 공동구의 평균 토피고는 약 5~10 m에 달하며, 유틸리티 시설을 지하에 통합 수용함으로써 반복적인 굴착을 방지하고 지하 공간의 무분별한 사용을 억제하여 도시 미관 개선, 재해 예방, 도로 구조 보존 등의 이점을 제공한다(Sim et al., 2017). 또한, 국내 대부분의 공동구는 프리캐스트 콘크리트(precast concrete, PC) 암거로 설치되어 작업자가 쉽게 접근할 수 있으며, 유틸리티 시설의 손상 부분을 육안으로 관찰할 수 있다. 이러한 특성은 유지관리의 용이성을 높이고 경제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어 공동구에 대한 관심과 설치 요구가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1978년 여의도 공동구를 시작으로 전국 주요 도시에 공동구를 설치해 왔다. 2024년 기준으로 국내에는 총 33개의 공동구가 설치되어 있으며, 이 중 2000년 이전에 설치된 공동구는 18개소로 전체의 약 54.5%를 차지한다(Song et al., 2024). Seong et al. (2020)은 최근 공동구의 노후화로 인해 빈번히 발생하는 지하 매설물 관련 사고로 인해 공동구 유지관리의 효용성 및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음을 지적하며, 공동구 활성화를 통한 통합 관리의 필요성을 강조하였다. Cho (2024) 또한 새로운 공동구의 건설만큼이나 기존 공동구의 효율적인 운영 및 성능 개선을 위한 연구 개발의 필요성을 언급하였다.
노후 공동구 내 상수도의 노후화가 진행됨에 따라 누수가 발생하는 관이 증가하고, 이에 따른 유지관리 비용이 증가하고 있다. 현재 공동구 내 상수도 유지보수는 전적으로 인력에 의한 작업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공동구는 밀폐된 협소한 공간이기 때문에 유지보수 작업 시 작업자의 위험성이 매우 크다. 노후 공동구에서 교체 작업이 가장 어려운 수용시설인 상수도를 안전하게 교체할 수 있다면 그 외 수용시설 또한 교체가 수월해질 것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노후 공동구 실측 데이터를 정리하고 수용시설 교체 작업 시 필요한 작업 공간을 분석하였다.
국내 노후 공동구의 수용시설을 교체 및 이송하기 위해 필요한 조건으로 작업 공간의 확보가 필요하다. 노후 공동구의 작업 공간은 현재 공동구 설계기준과 비교하였을 때, 최소 작업 공간을 만족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교체 작업을 위한 필수 작업 공간을 설정하여야 한다. 이에 따라 실측 데이터의 주요 분석 방법으로 신뢰 구간(Confidence Interval)을 적용하였으며 분석을 통한 필수 작업 공간을 결정하였다.
2. 작업 공간 결정을 위한 신뢰 구간(Confidence Interval) 분석
공동구의 주 통로인 작업 공간을 실측하고 데이터를 신뢰 구간 분석하여 교체 작업 시 필요한 작업 공간을 도출한다. 이때 신뢰 구간을 사용하여 노후 공동구의 작업 공간이 작업 요구조건에 적합한지 또는 작업하기 위한 최소 요구조건을 만족할 수 있는지 평가할 수 있다.
식 (1)은 중심극한정리에서 표본크기가 커질 때 모집단에서 같은 표본크기로 취해진 표본평균들의 95% 신뢰 구간을 나타낸다. 는 신뢰 구간, 는 표본평균, 는 표준점수, 는 모집단의 표준편차, 은 표본크기이다. 하지만 표본의 크기가 작은 집단이고, 모집단의 표준편차를 알 수 없을 때 Student t-분포(Student’s t-distribution)를 사용한다(Bluman, 2011).
식 (2)는 를 모르고 일 때 평균에 대한 구체적인 신뢰 구간 공식이다. 국내 노후 공동구의 경우 30개 미만으로 표본크기가 작고, 전체 공동구라는 모집단의 표준편차인 를 알 수 없다. 따라서 노후 공동구 실측 데이터인 표본의 표준편차 s를 사용하여 식 (2)의 값을 추정한다. 여기서 는 자유도(degree of freedom)와 신뢰 구간 95%에 따라 결정된다.
3. 국내 노후 공동구 현장조사
본 연구에서는 국내 공동구 33개소 중 13개소를 선별하여 분석하였다. 선별 기준은 설치된 지 30년 이상 된 노후 공동구로, 상수도 시설을 수용하고 있는 공동구를 대상으로 하였다. Table 1은 국내 노후 공동구 서울 4개소, 인천 1개소, 경기 5개소, 대전 1개소, 부산 1개소, 경남 1개소의 설치 년도와 수용시설을 나타낸다. 또한 13개소에 해당하는 공동구의 단면을 실측하여 정리하였으며, 특이사항을 요약하였다.
Table 1.
Year of installation and facilities of aging utility tunnels (Song et al., 2024)
3.1 공동구 별 실측 데이터
공동구 내부에서 자재반입구를 통해 수용시설을 반출 및 반입할 경우, 주 통로를 이용하여 수용시설을 이송해야 한다. 따라서 주 통로의 폭과 높이를 실측하였다. 또한, 수용시설 중 상수관이 가장 무거운 시설이고 부피가 가장 크기 때문에 교체 대상을 상수관으로 하여 상수관의 직경과 받침대 제원을 실측하였다. Fig. 1은 교체 작업 시 필요한 공동구 내부의 상세 치수를 다섯 가지로 나타낸 단면도이다. 상수관의 직경을 D, 콘크리트 받침대의 폭을 Wc, 콘크리트 받침대의 높이를 Hc, 주 통로의 폭을 W 그리고 공동구의 높이를 H로 표기하였다. 여기서 주 통로(W)는 작업자가 실제로 보행 및 작업하는 공간을 기준으로 한다.
Table 2는 Fig. 1의 5가지 치수를 공동구 별로 정리하여 나타낸다.
Table 2.
Detailed specifications of aging utility tunnels
공동구 내 상수관은 KP 메커니컬 조인트 2종관에 해당한다. Table 3은 덕타일 주철관에서 KP 메커니컬 조인트 2종관의 중량표를 나타낸다(KS, 2020). 그리고 공동구에 해당하는 상수관 직경 300~500 mm에 대한 중량을 정리한 것이다.
Table 3.
Specifications of water supply pipes in the utility tunnel (KS, 2020)
Diameter (mm) |
External diameter (mm) |
Thickness (mm) |
Weight (kg/m) |
300 | 326 | 8.0 | 56.3 |
350 | 378 | 8.5 | 69.6 |
400 | 429 | 9.0 | 83.7 |
450 | 480 | 9.5 | 98.5 |
500 | 532 | 10.0 | 115.6 |
3.2 공동구 별 특이사항
도로암거구조설계기준에 따라 Fig. 2는 공동구에 사용되는 암거를 나타내며, 구조체의 암거 내부 격벽 수에 의하여 1련 암거, 2련 암거, 3련 암거로 분류된다(MOLIT, 2021a). 1련 암거로 설치된 공동구를 제외한 공동구에서는 화재 예방을 위해 전력 설비가 분리된 형태를 가진다. 조사된 노후 공동구는 1련 암거 3개소, 2련 암거 6개소, 3련 암거 4개소로, 전력이 분리된 공동구가 다수를 차지한다. 이처럼 암거가 분리되는 경우 주 통로의 폭이 줄어들게 된다. 특히 Gyeongnam - A 공동구는 3련 암거로 설치되어 있으며, Table 2에서 가장 작은 W 값인 400 mm를 나타낸다. 또한, 이 공동구는 상수관을 고정하는 와이어로 인해 작업자의 보행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대부분의 노후 공동구는 자재반입구의 폭이 1,000 mm, 길이가 7,000 mm로 실측 되었으며, 이는 상수관을 원활하게 반입할 수 있는 규격이다. 그러나 서울 지역의 4개소 공동구는 자재반입구의 폭이 950 mm, 길이가 1,950 mm로 매우 작은 규격을 가지고 있다. 이는 설치 당시 통일된 설계지침이 존재하지 않아 자재반입구의 규격이 일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서울 지역의 공동구는 계단을 포함한 경사 구간과 직각으로 통행해야 하는 곡선 구간이 다수 존재하며, 열수송관을 포함하는 경우가 있어 교체 작업 시 추가적인 고려가 필요하다.
Fig. 3은 노후 공동구 내 상수관의 모습을 보여주며, 수용시설 중 상수관의 부식은 육안으로 확인될 정도로 심각하다. 현재 수용시설 교체 및 이송 방안이 마련되어 있지 않아, 대부분의 공동구에서는 상수관 외관에 타르 역청재를 도포하여 임시 보수를 하고 있다. 그러나 보수가 불가능한 경우, 수용시설의 교체는 필수적이다. 이에 대한 사례로, Gyeonggi - A 공동구에서는 직경 300 mm의 상수관을 대상으로 845 m를 교체하였다. 해당 공동구는 직경 500 mm의 상수관도 수용하고 있으나, 인력만으로 교체가 불가능하여 직경 300 mm의 상수관만 교체하였다. 이 공사는 전적으로 인력으로 수행되었으며, 180일의 공사기간이 필요하였고, 약 7억 원의 비용이 소요되었다. 공동구는 협소한 공간이라는 제약 조건과 무거운 주철관의 특성으로 인해, 직경 300 mm를 초과하는 상수관의 경우 인력으로 교체하는 것이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된다.
4. 현장조사를 통한 작업 공간 분석
공동구 내 수용시설을 교체 및 이송하기 위해 고려해야 할 주요 요소는 주 통로의 폭과 공동구의 높이이다. 현재 공동구 설계기준에 따르면, 공동구의 주 통로(보행 통로)는 폭 1,000 mm 이상을 확보하여 설계해야 하며, 공동구의 높이는 최소 2,100 mm 이상이어야 한다(MOLIT, 2021b). Fig. 4는 상수관 설치구간 통로에서 유지보수를 위한 최소 공간 확보를 나타낸다.
4.1 노후 공동구 실측 데이터 비교
Table 2의 공동구 13개소에 대한 W와 H를 공동구 설계기준과 비교하였다. Fig. 5의 점선은 설계기준을 나타내며, 점선 아래에 위치한 막대는 현재 기준을 만족하지 못하는 공동구를 의미한다. 주 통로의 폭이 설계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공동구는 11개소이며, 높이가 기준에 미달하는 공동구는 4개소이다. 이 중 높이에 대한 미달 수준은 모두 100 mm로, 현재 설계기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높이의 평균은 약 2,180 mm로 설계기준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그러나 주 통로의 폭은 설계기준과 최대 600 mm 차이를 보이며, 이는 작업자의 유지보수를 위한 최소 공간 확보가 되지 않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노후 공동구에 적합한 작업 필수 공간을 재설정할 필요가 있다.
4.2 노후 공동구 작업 공간 결정
교체 작업에 가장 중요한 요소인 공동구 주 통로의 폭과 높이를 주요 인자로 설정하여 작업 공간을 결정한다. 폭에 대해서는 현재 설계기준과의 차이가 명확하므로 신뢰 구간 분석을 진행하고, 높이에 대해서는 Table 2의 H 최솟값인 2,000 mm를 작업 공간으로 고정한다.
현장 조사를 통해 실측한 공동구는 총 13개소이며, 획득한 데이터의 양이 30개 미만이므로 작은 표본 크기에 따른 분석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2장의 식 (2)를 적용한다.
Table 2에서 W에 대한 평균()는 742.31 mm, 표준편차()는 203.97 mm이다. 이는 표본에 대한 평균과 표준편차이고, 표본크기()은 실측한 공동구의 수와 같으므로 13이다. 는 t-분포에서 자유도(degree of freedom)를 적용한다. 이는 표본 통계량이 계산된 후에 자유롭게 변할 수 있는 값들의 수이다. 자유도는 로 표기되고, 에서 1을 뺀 값이다. 자유도와 신뢰 구간 95%에 따른 를 구하기 위해 Fig. 6의 값을 참고한다.
신뢰 구간이 95%이고 자유도가 12일 때의 값은 2.179이다. 식 (2)에 따라 W 값의 95% 신뢰 구간은 619.05 mm에서 865.56 mm 사이에 위치한다. 신뢰구간을 바탕으로 가능한 많은 공동구에서 작업이 가능하도록 하기 위해 신뢰 구간의 최소값에서 가장 근접하며 작은 W 데이터를 작업 공간으로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므로 본 연구의 교체 및 이송을 위한 필수 작업 공간은 신뢰 구간의 좌측 값 619.05 mm를 고려하여 최소 폭 600 mm로 선정하였다. 그리고 W에서 가장 작은 400 mm는 이상값으로 판단되어, 교체 불가 판정이 타당할 것으로 사료된다. 따라서 노후 공동구 13개소에 대하여 신뢰 구간으로 결정된 작업 공간의 폭 600 mm는 1개소를 제외한 모든 공동구에 작업 가능하다.
5. 결 론
본 연구에서는 국내 노후 공동구의 수용시설 교체 및 이송을 위한 작업 공간 분석으로 필수 작업 공간을 규명하였다. 설치 년도 30년 이상 지난 공동구를 대상으로 하였으며 총 13개소에 따른 실측 데이터를 활용하였다. 노후 공동구의 작업 공간 결정을 위해 신뢰 구간 분석을 하였으며, 그 결과에 의해 도출된 결론은 다음과 같다.
1. 현재 공동구 설계기준에서 작업 공간은 폭 1,000 mm, 높이 2,100 mm 이상을 만족하도록 한다. 하지만 공동구 설계기준이 처음 개정된 해는 2010년이므로, 1990년대에 설치된 노후 공동구 중에는 현재 기준을 충족하지 않는 경우가 다수이다. 작업 공간 높이의 경우, 9개소의 공동구가 2,100 mm 이상으로 준수한 상태였으며, 기준이 미달된 4개소의 공동구 높이는 2,000 mm로 실측 값이 기준과의 차이가 크지 않다. 하지만 폭의 경우, 2개소를 제외한 모든 공동구가 기준을 미달한 상태임을 확인하였다.
2. 노후 공동구의 작업 공간에서 주 통로의 폭이 미달률이 높기 때문에 폭을 대상으로 하여 신뢰 구간 분석을 진행하였다. 실측한 데이터의 수가 30개 미만으로 인해 t-분포를 사용하였다. 분석에 따라 신뢰 구간 619.05~865.56 mm가 계산되었으며, 좌측 값 619.05 mm을 기준으로 공동구 작업에 필요한 여유 폭을 산정하였다. 이는 노후 공동구에서 작업 시, 현재 설계기준의 여유 폭이 아닌 도출된 작업 공간을 참고하여야 한다.
3. 작업 공간의 통일된 폭과 높이를 결정한 후, 이를 노후 공동구에 적용하였을 때, 가능한 많은 공동구를 만족하는 것이 바람직한 결과이다. 그 결과, 노후 공동구 13개소 중 12개소에 적용 가능한 작업 공간인 폭 600 mm와 높이 2,000 mm를 도출하였다. 또한 결정된 작업 공간을 활용하여 수용시설 교체 및 이송에 필요한 인력 대체 장비를 설계한다면, 직경 300~500 mm에 해당하는 상수관 교체가 가능해질 것으로 판단된다.
4. 공동구는 각기 다른 단면과 특징을 가지고 있으므로 현장 조사를 통한 정보 수집이 필수적이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노후 공동구의 비율이 증가할 것이며, 이에 따른 유지보수 역시 중요해질 것이다. 따라서, 모든 공동구에 대한 지속적인 현장 조사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조사와 함께, 결정된 작업 공간이 실제 노후 공동구에서 교체 작업을 원활하게 수행할 수 있는지에 대한 추가적인 실증이 필요하다.